글로벌 음원 플랫폼 스포티파이가 대형 K팝 아티스트와의 협업을 통해 국내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방탄소년단과 블랙핑크의 신보 홍보에 적극적으로 나선 스포티파이는 단순 음원 스트리밍을 넘어선 이벤트 기획으로 K팝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는 미국 빌보드 차트 공략에 있어 스포티파이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그룹 방탄소년단(BTS)과 블랙핑크가 최근 연이어 컴백하면서 이들과 협력한 글로벌 음원 플랫폼 스포티파이가 K팝 시장에서 그 존재감을 확연히 드러내고 있다. 특히, 두 정상급 그룹은 각각 신보 홍보를 위해 스포티파이와 긴밀하게 협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방탄소년단은 지난달 23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에서 열린 '스포티파이 X BTS : 스윔사이드' 행사를 통해 5집 '아리랑'의 미국 첫 무대를 선보였다. 이 행사는 팬 1천여 명 앞에서 타이틀곡 '스윔' 등 신곡 퍼포먼스를 공개하는 자리로, 라스베이거스 콘서트 이후 4년 만에 가진 미국 현지 완전체 무대라는 점에서 팬들의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 K팝 컴백 주자들과의 전략적 협업
블랙핑크 역시 지난 2월 새 미니앨범 '데드라인' 발매와 함께 스포티파이와의 협업을 진행했다. 한국 전통문화의 상징인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청음회를 비롯한 특별 행사를 개최했으며, 박물관 내 유물에 QR 코드를 삽입하여 스포티파이에서 블랙핑크 멤버들의 음성 해설을 들을 수 있도록 하는 이색적인 경험을 제공했다. 이러한 대규모 이벤트는 K팝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며 스포티파이에 대한 주목도를 높였다. K팝이 전 세계적인 팬덤을 형성하며 글로벌 대중문화를 이끄는 장르로 자리매김함에 따라, 아티스트들은 컴백과 동시에 전 세계 팬들에게 즉각적으로 도달할 수 있는 플랫폼의 중요성을 더욱 강조하고 있다. 스포티파이가 180개 이상의 시장에서 서비스되고 있다는 점은 음악이 공개되는 즉시 전 세계 팬들과 만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며, 이는 K팝의 글로벌 확장 전략에 있어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 K팝 시장 내 스포티파이의 위상 변화
국내 음원 시장에서 스포티파이의 점유율은 아직 한 자릿수에 머물러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5 음악 이용자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스포티파이는 '주로 이용하는 서비스' 항목에서 5.2%의 점유율로 5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가요계에서는 두 월드스타 그룹이 수년간의 공백을 깨고 신보를 발표하면서 국내 플랫폼이 아닌 스포티파이와 손을 잡았다는 점에서, 단순 점유율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2021년 2월 국내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지 5년 만에 K팝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빠르게 끌어올린 것이다. 이러한 배경에는 K팝이 국내를 넘어 미국, 영국 등 서구권 주류 음악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면서 빌보드나 오피셜 차트 진입을 위한 스포티파이와 같은 글로벌 스트리밍 플랫폼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 빌보드의 '핫 100' 차트 집계 방식이 변화하면서 다운로드 횟수 반영이 축소되고, 유튜브 데이터마저 제외되면서 스트리밍의 비중이 더욱 커졌다. 이에 따라 K팝 팬들과 기획사들은 스포티파이의 '데일리 톱 송 글로벌'(글포티) 및 '데일리 톱 송 미국'(미포티) 차트를 K팝 인기의 중요한 척도로 삼는 추세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미국 빌보드 차트 집계 시 스포티파이의 반영 비중이 상당하며, 유튜브 데이터 제외로 인해 스포티파이가 K팝이 점수를 얻을 수 있는 주요 경로가 됐다"고 밝혔다. 다른 관계자 역시 "K팝 가수들의 궁극적인 목표는 빌보드 차트이며, 이를 위해 앨범 발매 및 뮤직비디오 공개 시점 등이 조율된다"며 "실물 음반 중심이 아닌 미국이나 유럽 시장에서는 스트리밍이 중요하며, 국내에서 진입이 어려운 에어 플레이(라디오 방송 점수) 비중이 높은 핫 100 차트 공략에 스트리밍이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하이브 역시 지난달 스포티파이에 K팝 콘텐츠를 선보이는 비디오 팟캐스트를 개설했으며, 에스파, 스트레이 키즈 등 다수의 유명 아티스트들이 스포티파이와 협력하여 팝업 스토어 및 공연 등 오프라인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 해외 플랫폼 영향력 증대와 국내 플랫폼의 과제
이처럼 해외 음원 플랫폼의 영향력이 지속적으로 확대되면서, 매해 점유율 하락을 겪고 있는 국내 플랫폼의 위기감 또한 고조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공정한 음악산업 유통환경 조성 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이러한 상황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한 전문가는 "한국은 MP3 스트리밍 서비스를 선도적으로 개발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글로벌 서비스로 발전시킬 제도적 지원이나 장기적인 전략이 부족했다"며 "그 결과, 한국 음악은 세계적으로 성공하고 있지만 정작 국내 플랫폼은 해외 서비스에 의존하는 상황이 되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한국 음악은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지만, 한국에서 만든 플랫폼은 해외에서 존재감이 없거나 사용조차 어렵다"며 "국내 플랫폼이 오로지 국내 시장에만 머무르는 현상이 가장 큰 취약점"이라고 진단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국내 플랫폼은 K팝의 글로벌 경쟁력에 발맞춰 혁신적인 전략과 장기적인 비전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