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성난 사람들' 시즌2를 앞두고 한국계 이성진 감독이 한국 문화의 세계적 위상을 재확인했다. 미국에서 한국 콘텐츠가 문화 전반을 장악하는 현상에 자부심을 느끼며, 이는 이제 시작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윤여정 배우는 늘어나는 영어 대사로 인한 패닉 속에서도 새로운 경험을 즐겼다고 밝혔다.
미국 워싱턴DC 미국영화협회(MPA)에서 넷플릭스 TV 시리즈 '성난 사람들' 시즌 2 사전 상영회가 열린 가운데, 한국계 이성진 감독은 한국 문화가 세계를 휩쓰는 현상에 대해 놀라움과 함께 깊은 자부심을 표했다. 그는 "특히 지난 몇 년 동안 이 작은 반도가 문화 전반을 장악하는 모습을 보는 건 정말 놀라운 일이었습니다. 굉장한 자부심을 느끼게 해주고, 아직 시작에 불과하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밝혔다. 이는 시즌 2 공개를 이틀 앞둔 시점에서 나온 발언으로,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시장에서 한국 콘텐츠의 영향력이 더욱 확대될 것임을 시사한다.
▲ 한국 문화의 세계적 도약 배경 분석
이성진 감독은 과거 미국 중서부에서 성장하며 겪었던 경험을 회상하며 한국인의 근면함과 표현하고자 하는 열망을 한국 문화 발전의 원동력으로 분석했다. 그는 "저는 80∼90년대 미국 중서부에서 자랐는데, 괴롭힘을 당해도 사람들이 딱히 한국인이라고 괴롭히진 않았고 중국인이나 일본인으로 부르곤 했습니다. 아시다시피 우리는 그저 이 작은 반도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인들을 보면 어떤 분야에 뛰어들든 남들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가는 근면함이 있을 뿐 아니라, 개인적인 삶에서도 표현되어야 할 것이 굉장히 많다"며 "후성유전학적으로 보더라도, 부모 세대와 그 윗세대가 표현하지 못했던 것들이 우리 DNA에 깊이 새겨져 있는 측면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내면의 잠재력이 현재 K-콘텐츠를 통해 폭발적으로 발현되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 영향력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시즌 1으로 골든글로브, 크리틱스초이스, 에미상 등 다수의 상을 휩쓸었던 '성난 사람들'은 시즌 2에서도 이성진 감독이 창작자이자 총괄 제작자(쇼러너)로 참여한다. 시즌 1이 사소한 시비로 시작된 주인공들의 극한 갈등을 다뤘다면, 시즌 2는 Z세대 커플이 특권층 컨트리클럽에서 벌어지는 밀레니얼 세대 상사와 그의 아내 사이의 충격적인 싸움을 목격하고 관계에 휘말리는 이야기를 그린다.
▲ '성난 사람들2' 새로운 서사와 계층 문제 다루나
이성진 감독은 시즌 2의 주요 테마로 '계층' 문제를 다룰 것임을 예고했다. 그는 "2026년에 솔직한 이야기를 쓰려고 한다면 '계층'이라는 변수를 거의 다루지 않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자본주의 사회에서 견제 장치가 사라진 현 상황을 조명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특히 컨트리클럽이라는 공간을 배경으로 Z세대와 밀레니얼 커플이 갈등하는 모습은, 궁극적으로 그들이 싸워야 할 대상은 억만장자임에도 불구하고 서로에게 충돌하는 현재 사회의 단면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설정은 계층 간의 긴장감과 충돌을 통해 드라마의 몰입도를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시즌 2에서 억만장자 박 회장 역을 맡은 윤여정 배우는 출연 결정 배경에 대해 이성진 감독의 이미 입증된 성공적인 연출력과 작품성을 언급하며, 개인적인 '사치'를 추구하는 현재의 삶의 방식과 맞닿아 있음을 시사했다. 그녀는 "요즘 저는 늙고 까칠한 79살 할머니인데, 65세를 넘긴 뒤부터는 그저 내가 하고 싶은 걸 하려고 노력합니다. 그게 내 나름의 사치라고 생각합니다. 아마 그런 이유로 이 감독이 나에게 기회를 준 것 같다"고 말했다.
윤여정은 영어 대사 비중에 대한 초반 우려와 달리, 예상치 못하게 늘어난 영어 대사로 인해 '패닉' 상태를 경험했으나 이를 '새로운 경험'으로 받아들이며 즐기려 노력했다고 밝혔다. 그녀는 "첫 번째 (출연) 조건으로 내가 영어를 잘 못한다고 했더니 이 감독이 '통역사가 있으니 영어를 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어쩌다 보니 내 통역사가 바빠져서 내 영어 대사가 점점 늘어나서 패닉 상태가 됐다"며 웃음을 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그래서 내겐 도전이 됐고 이 나이에도 이 감독이나 한국계 미국인들과 일하는 것은 새로운 경험이었고 즐기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시즌 2에서 윤여정의 두 번째 남편인 '김 박사' 역은 배우 송강호가 맡아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성진 감독은 윤여정 배우가 20살 연하의 남편이 생긴다는 설정에 흥미를 느꼈다고 전했다. 이날 행사에는 박 회장의 통역가 유니스 역의 장서연, 테니스 코치 우시 역의 매슈 김 등 출연진과 강경화 주미대사, 워싱턴 주재 한국 언론인 등 100명 이상이 참석하여 자리를 빛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