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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의 재해석: 고위 공직자 보도에서 제주 4·3 사건까지, '정의'의 의미 재조명

백지훈 기자
정의의 재해석: 고위 공직자 보도에서 제주 4·3 사건까지, '정의'의 의미 재조명
©KStars-yna

 

'어떤 말이나 사물의 뜻을 명백히 밝혀 규정함'이라는 정의의 본질이 최근 고위 공직자 프로필 보도와 제주 4·3 사건이라는 역사적 정의 사례를 통해 재조명되고 있다. 단순한 사실 나열을 넘어선 깊이 있는 정의의 필요성이 제기되며, 이를 통해 본질에 더 가까이 다가가는 보도와 역사 이해의 중요성이 강조된다.

과거 고위공직자의 프로필 보도에서 '두주불사', '장악력', '원만한 성품', '합리적 성격' 등과 같은 표현들이 시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정보인지, 그리고 이러한 정의가 해당 인물의 본질을 제대로 담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어 왔다. 이는 단순히 개인의 성향이나 습관을 나열하는 것을 넘어, 해당 인물이 특정 자리에 있을 때 핵심적인 사건, 정책, 법률, 제도와 관련하여 어떠한 선택과 판단, 결정을 내렸는지, 더 나아가 주요 역사적, 사회적 현안에 대해 어떤 식견과 정견을 가지고 있었는지를 보여주어야 한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진정한 '정의'는 그 인물이 사회와 역사 속에서 수행한 역할과 맥락을 파악할 수 있도록 돕는 데 있다.

▲ 고위 공직자 프로필 보도의 한계

현재의 고위공직자 프로필 보도는 종종 시민들이 이해하는 '정의'의 본질적인 측면을 간과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두주불사'나 '원만한 성품'과 같은 표현은 개인적인 미덕을 나타낼 수 있으나, 그가 어떤 정책을 추진하며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지, 혹은 위기 상황에서 어떤 리더십을 발휘했는지에 대한 정보는 제공하지 않는다. 이러한 보도는 공직자의 개인적인 면모에 초점을 맞출 뿐, 그가 책임지고 있는 사회적 역할과 책무, 그리고 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의 실제적인 판단과 결정 과정을 보여주지 못한다. 따라서 시민들은 공직자의 역량이나 정책적 비전을 제대로 파악하기 어렵고, 이는 결과적으로 공직자에 대한 불신이나 오해를 증폭시킬 수 있다. 본 보도는 이러한 기존 보도의 관행에서 벗어나, 인물의 사회적, 역사적 맥락 속에서의 역할을 정의하는 데 집중할 필요가 있다.

▲ 제주 4·3 사건: 역사적 정의의 중요성

'정의(定義)'는 어떤 말이나 사물의 뜻을 명백히 밝혀 규정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정의의 중요성은 비단 사람에 대한 서술에만 국한되지 않으며, 다양한 사건에 대한 이해에서도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특히 제주 4·3 사건은 역사적 진실을 규명하고 희생자들의 명예를 회복하는 과정에서 '정의'가 어떻게 이루어져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2003년 제주4·3사건진상조사보고서는 이 사건을 "1947년 3월 1일 경찰의 발포 사건을 기점으로 하여, 경찰·서북청년단의 탄압에 대한 저항과 단선(단독선거)·단정(단독정부) 반대를 기치로 1948년 4월 3일 남로당 제주도당 무장대가 무장 봉기한 이래 1954년 9월 21일 한라산 금족 지역이 전면 개방될 때까지 제주도에서 발생한 무장대와 토벌대 간의 무력 충돌과 토벌대의 진압 과정에서 수많은 주민들이 희생당한 사건"으로 정의하고 있다. 이는 사건의 발단, 주요 행위자, 발생 시기, 그리고 결과 등을 포괄적으로 설명하며 사건의 본질을 규명한다.

이러한 공식적인 정의 외에도, "1947년 3월 1일을 기점으로 1948년 4월 3일 발생한 소요 사태 및 1954년 9월 21일까지 제주도에서 발생한 무력 충돌과 그 진압 과정에서 주민들이 희생당한 사건"과 같이 간결하게 정의되거나, "1947년 3월 1일부터 1954년 9월 21일까지 제주도에서 발생한 남로당 무장대와 토벌대 간의 무력 충돌과 토벌대의 진압 과정에서 다수의 주민들이 희생당한 사건"과 같이 핵심 요소에 집중한 정의 역시 사건의 이해를 돕는다. 이처럼 다양한 각도에서 이루어진 정의들은 역사적 맥락 속에서 사건의 의미를 더욱 풍부하게 만든다. 정지영 감독의 영화 '내 이름은'이 제주 4·3 사건을 다루는 것 역시, 이 역사적 사건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와 기억을 확산시키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 정의, 본질에 다가가는 길

언론 보도를 포함한 다양한 형태의 글에서 '정의'는 사건의 본질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핵심적인 도구다. 특히 글의 분량이 짧을수록 그 중요성은 더욱 커진다. '곁가지만 건드리거나 본질에는 아예 접근조차 못 하는 경우'를 흔하게 보는 현실에서, 명확하고 정확한 정의는 독자나 시청자에게 사건의 핵심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제주 4·3 사건의 정의 과정은 역사적 진실을 바로 세우고 희생자들의 아픔을 치유하는 데 있어 '정의'가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고위공직자에 대한 보도 역시 이러한 '정의'의 원칙을 적용하여, 단순한 인물 소개를 넘어 그들의 공적 행위와 역사적 책무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을 제공해야 한다. 이는 궁극적으로 시민들의 합리적인 판단과 참여를 이끌어내고, 건강한 민주 사회를 구축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2026년 4월 2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내 이름은' 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배우들과 감독이 포즈를 취한 모습은, 이러한 역사적 사건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또한 2026년 4월 3일, 제주시 봉개동 제주4·3평화공원에서 열린 제78주년 제주4·3희생자추념식 역시 사건을 기억하고 정의를 되새기는 중요한 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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