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남자부 자유계약선수 시장의 주축 리베로들이 대거 이동하며 팀별 전력 구도의 지형 변화가 시작됐다. 보상 선수 규정에 따른 전략적 영입이 가시화되는 가운데 수비 핵심 자원인 리베로 포지션의 연쇄 이동은 다가올 시즌의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효율적인 보상 조건을 갖춘 선수들을 향한 구단들의 경쟁이 치열해지며 전력 안정화를 위한 행보가 속도를 내고 있다.
프로배구 남자부 OK저축은행이 이번 자유계약선수 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았던 리베로 김도훈을 영입하며 수비 진영 구축에 성공했다. 배구계 소식통에 따르면 2026년 4월 17일 기준 OK저축은행은 복수의 구단이 영입 경쟁을 벌였던 김도훈과 계약을 체결하며 전력 보강의 첫 단추를 끼웠다. 김도훈은 직전 시즌 KB손해보험에서 주전 리베로로 활약하며 안정적인 리시브와 디그 능력을 검증받은 자원으로 평가받는다.
▲ C등급 최대어 김도훈의 OK저축은행 행과 보상 규정의 실리
김도훈의 이번 이적은 선수 개인의 기량뿐만 아니라 자유계약선수 등급제에 따른 전략적 가치가 크게 작용했다. 2020-2021시즌 신인 드래프트 3라운드 1순위로 프로에 입문한 김도훈은 지난 2025-2026시즌을 앞두고 팀의 주축이었던 정민수가 보상 선수로 이적하는 상황에서 주전 자리를 꿰찼다. 그는 갑작스러운 투입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순발력과 수비 집중력을 선보이며 공백을 완벽하게 메웠다는 업계의 일관된 평가를 받아왔다.
특히 김도훈이 이번 시장에서 주목받은 결정적인 이유는 그의 등급에 있다. 전 시즌 연봉 7,000만 원을 기록한 김도훈은 연봉 1억 원 미만 선수에게 부여되는 C등급에 해당한다. 한국배구연맹의 규정에 따르면 C등급 선수를 영입하는 구단은 원소속구단에 보상 선수를 내줄 필요가 없으며, 전 시즌 연봉의 150%만 지급하면 된다. 이에 따라 OK저축은행은 핵심 전력 유출 없이 현금 보상만으로 리그 정상급 수비 자원을 확보하는 실리를 챙기게 되었다.
▲ KB손해보험의 리베로 공백 최소화 전략과 장지원 영입
김도훈을 떠나보낸 KB손해보험은 즉각적인 대체 자원 확보에 나서며 전력 누수 차단에 주력했다. KB손해보험은 한국전력에서 활약하던 리베로 장지원을 영입하며 리베로진의 새로운 진용을 갖췄다. 장지원은 2019-2020시즌 1라운드 5순위로 우리카드에 입단한 뒤 한국전력을 거치며 풍부한 실전 경험을 쌓은 베테랑급 자원이다. 안정적인 리시브 라인 구축이 시급했던 KB손해보험의 요구 조건에 부합하는 영입으로 풀이된다.
장지원의 경우 전 시즌 연봉 1억 원을 기록하며 B등급으로 분류되었다. B등급 선수를 영입할 때는 보상 선수 없이 전 시즌 연봉의 300%를 지급하거나, 혹은 전 시즌 연봉의 200%와 보호 선수 외 1명을 보상해야 한다. KB손해보험은 한국전력에 보상 선수 없이 전 시즌 연봉의 3배를 지급하는 방식을 택하며 기존 전력을 보존하는 결정을 내렸다. 이로써 KB손해보험은 수비의 핵심인 리베로 포지션의 급격한 약화를 막고 차기 시즌을 대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 V리그 수비 체계 변화와 자유계약선수 시장의 파장
이번 리베로들의 연쇄 이동은 V리그 전체의 전력 평준화와 수비 중요도 상승이라는 흐름을 반영하고 있다. 배구 종목 특성상 리베로는 공격의 시작점인 리시브와 상대 공격을 차단하는 디그를 전담하는 만큼 팀 조직력의 핵심이다. 특히 강력한 서브가 주류를 이루는 현대 배구에서 리베로의 안정감은 승패를 결정짓는 결정적인 요소로 꼽힌다. OK저축은행과 KB손해보험 모두 이번 영입을 통해 팀의 고질적인 수비 불안을 해소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드러냈다.
전문가들은 이번 FA 시장이 단순한 선수 이동을 넘어 각 구단의 데이터 기반 전력 분석이 정교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한다. 연봉 규모와 보상 규정을 면밀히 검토하여 팀의 약점을 최소 비용으로 보완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김도훈과 장지원이라는 검증된 리베로들이 새로운 둥지를 틀면서 차기 시즌 남자부 순위 싸움은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수비 라인의 변화가 각 팀의 공격 효율성에 어떤 시너지를 일으킬지가 향후 관전 포인트로 주목받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