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의 알아흘리가 일본의 비셀 고베를 상대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며 아시아 정상 수성을 위한 결승 진출을 확정했다. 홈 구장의 이점을 살린 알아흘리는 선제 실점의 위기를 딛고 후반전 집중력을 발휘해 승부를 뒤집었다. 이번 승리로 알아흘리는 대회 2회 연속 우승이라는 대기록 달성까지 단 한 경기만을 남겨두게 되었다.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의 킹 압둘라 스포츠 시티 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준결승전은 아시아 클럽 축구의 정수를 보여준 한판 승부였다. 디펜딩 챔피언인 알아흘리는 강력한 전력을 앞세워 경기 초반부터 비셀 고베를 압박했으나, 조직력을 바탕으로 한 고베의 역습에 고전하는 양상을 보였다. 양 팀은 경기 초반 중원 주도권을 잡기 위해 치열한 몸싸움과 전술적 기싸움을 벌이며 관중들의 긴장감을 고조시켰다.
▲ 선제 실점 위기 극복한 알아흘리의 파상공세
경기의 흐름은 전반 중반 비셀 고베의 선제골이 터지면서 급격히 요동쳤다. 전반 32분 중원에서 투입된 프리킥 상황에서 오사코 유야가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정확한 헤더로 공을 떨어뜨렸고, 반대쪽에서 쇄도하던 무토 요시노리가 침착하게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하며 알아흘리의 골망을 흔들었다. 일격을 당한 알아흘리는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전반 추가시간 라야드 하마드가 결정적인 헤더 슈팅을 시도했으나 공이 오른쪽 골대를 맞고 나오며 득점 없이 전반을 마무리해야 했다.
후반전 시작과 함께 알아흘리는 더욱 공격적인 전술로 변화를 꾀했다. 후반 5분 이반 토니가 골망을 흔들었으나 오프사이드 판정으로 취소되는 아쉬운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위기를 넘긴 비셀 고베 역시 후반 9분 사사키 다이주가 날카로운 왼발 슈팅을 시도했으나 공이 크로스바를 강타하며 추가 득점 기회를 놓쳤다. 일진일퇴의 공방전이 이어지던 중 알아흘리의 용병들이 해결사로 등장하며 경기 분위기를 완전히 바꿔놓았다.
▲ 갈레누와 토니의 연속 득점이 만든 역전 드라마
반격의 서막을 알린 것은 웬데르송 갈레누였다. 후반 17분 페널티아크 정면 부근에서 공을 잡은 갈레누는 강력한 오른발 무회전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고, 공은 그대로 비셀 고베의 골문 구석으로 빨려 들어갔다. 승부를 원점으로 돌린 알아흘리의 기세는 멈추지 않았다. 후반 25분 왼쪽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가 상대 골키퍼의 손에 맞고 흐르자, 집중력을 잃지 않고 문전으로 쇄도하던 이반 토니가 이를 잡아 오른발로 마무리하며 역전 결승 골을 터뜨렸다.
이반 토니의 득점 이후 알아흘리는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바탕으로 고베의 총공세를 막아냈다. 비셀 고베는 동점골을 위해 라인을 높게 끌어올리며 파상공세를 펼쳤으나, 알아흘리의 견고한 수비벽과 골키퍼의 선방에 막혀 번번이 기회가 무산되었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 특유의 탄탄한 신체 조건과 경험 많은 수비진의 조율은 경기 막판 고베의 조급함을 이끌어내며 승기를 굳히는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 아시아 클럽 축구 최강자 자리를 향한 결전의 서막
이번 승리로 결승에 선착한 알아흘리는 이제 2026년 4월 26일 같은 장소에서 대망의 결승전을 치르게 된다. 상대는 한국 시간으로 22일 새벽에 열리는 마치다 젤비아(일본)와 샤바브 알아흘리(아랍에미리트) 간 준결승전의 승자다. 만약 샤바브 알아흘리가 결승에 진출할 경우 사우디와 UAE 간의 '중동 더비' 결승전이 성사되며, 마치다 젤비아가 올라올 경우 다시 한번 사우디와 일본 클럽 간의 대륙 최강자 맞대결이 펼쳐지게 된다.
ACLE 체제로 개편된 이후 첫 연패를 노리는 알아흘리의 행보는 아시아 축구계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사우디 프로리그의 막대한 자본 투입이 대륙 대회에서의 성과로 직결되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인 가운데, 알아흘리가 보여준 역전승의 저력은 다른 아시아 클럽들에게 큰 위협이 되고 있다. 과연 알아흘리가 다가오는 결승전에서도 승리하며 아시아 최고 클럽의 명성을 이어갈 수 있을지 전 세계 축구 팬들의 이목이 제다로 쏠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