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울버햄프턴 원더러스가 잔여 시즌 5경기를 남겨둔 상황에서 차기 시즌 2부 리그 강등을 확정했다. 핵심 공격수인 황희찬의 이적 여부가 축구계의 화두로 부상한 가운데 지난 21년간 이어져 온 한국인 프리미어리거의 명맥이 끊길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구단 운영 주체인 푸싱 그룹을 향한 팬들의 비난이 거세지며 팀의 대대적인 인적 쇄신이 불가피한 전망이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의 울버햄프턴 원더러스가 끝내 강등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하부 리그로 추락했다. 현지 시각 기준으로 2026년 4월 21일 영국 런던의 셀허스트 파크에서 열린 크리스털 팰리스와의 경기 결과에 따라 울버햄프턴의 조기 강등이 산술적으로 확정되었다. 현재 울버햄프턴은 리그 최하위에 머물러 있으며 잔류 마지노선인 17위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와의 승점 차이가 16점으로 벌어졌다. 남은 5경기에서 모두 승리하더라도 최대 승점 15점만을 확보할 수 있어 역전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진 상태다.
이번 강등은 울버햄프턴 구단 역사에 있어 8년 만의 아픔이다. 지난 2017-2018 시즌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화려하게 1부 리그로 복귀했던 울버햄프턴은 이후 8시즌 동안 프리미어리그의 중견 강호로 자리매김해 왔다. 그러나 이번 시즌 내내 이어진 성적 부진과 공수 양면에서의 불균형을 극복하지 못하고 결국 다시 2부 리그로 내려가게 되었다. 특히 시즌 종료를 한 달여 앞둔 시점에서 일찌감치 강등이 확정됨에 따라 구단 안팎의 충격은 배가되고 있다.
▲ 울버햄프턴 8년 만의 강등과 승점 격차 분석
강등의 원인으로는 구단 운영 주체인 중국 푸싱 그룹의 투자 위축과 잘못된 전력 보강 정책이 꼽힌다. 현지 팬들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와 현장 응원을 통해 구단 수뇌부를 향한 강한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예견된 몰락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인 가운데 일각에서는 중국 자본의 운영 방식이 프리미어리그의 치열한 경쟁 환경에서 한계에 봉착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주축 선수들의 이탈과 감독 교체 과정에서의 잡음 역시 팀의 결속력을 해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러한 팀의 몰락 속에서 가장 큰 관심사는 단연 한국 국가대표 공격수 황희찬의 거취 문제다. 올해로 서른 살을 맞이한 황희찬은 커리어의 전성기를 구가해야 할 시점에 소속팀 강등이라는 악재를 만났다. 2021-2022 시즌 독일 라이프치히에서 울버햄프턴으로 임대 이적하며 프리미어리그 무대에 첫발을 내디딘 황희찬은 이후 2022년 7월 완전 이적에 성공하며 팀의 핵심 전력으로 성장했다. 황희찬은 저돌적인 돌파와 결정력을 바탕으로 울버햄프턴 공격의 선봉장 역할을 수행해 왔다.
▲ 황희찬 계약 현황 및 이적 시장 가치 평가
황희찬과 울버햄프턴의 계약 관계는 복잡한 양상을 띠고 있다. 지난 2023년 12월 황희찬은 구단과 재계약을 체결하며 계약 기간을 2028년까지 연장한 바 있다. 아직 계약 기간이 2년 이상 남은 상태지만 팀이 2부 리그로 강등되면서 황희찬이 챔피언십 무대에서 뛸 가능성은 낮게 점쳐진다. 프리미어리그 내 다른 중상위권 구단들이나 유럽 빅리그 클럽들이 검증된 공격수인 황희찬 영입에 관심을 보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구단 입장에서도 강등으로 인한 중계권료 수익 급감을 보전하기 위해 고액 연봉자인 황희찬을 이적 시장 매물로 내놓을 수밖에 없는 처지다.
현지 언론과 전문가들은 황희찬이 다가오는 여름 이적 시장에서 팀을 떠날 확률이 매우 높다고 보고 있다. 특히 황희찬의 옛 스승인 마르코 로제 감독이 프리미어리그 내 다른 구단인 AFC 본머스의 새 지휘봉을 잡게 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황희찬의 차기 행선지에 대한 추측도 무성해지고 있다. 만약 황희찬이 적절한 이적처를 찾지 못한다면 선수 개인으로서도 2부 리그에서 뛰어야 하는 커리어상의 손실을 감수해야 하며 이는 국가대표팀에서의 입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 한국인 프리미어리거 21년 계보의 단절 위기
더욱 심각한 문제는 한국 축구 전체에 미치는 파장이다.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하는 한국인 선수는 사실상 황희찬이 유일한 상황이었다. 울버햄프턴의 강등이 확정됨에 따라 만약 황희찬이 다른 EPL 클럽으로 이적하지 못하거나 해외 리그로 떠날 경우 프리미어리그에서 한국 선수의 모습을 볼 수 없는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 이는 2005년 박지성과 이영표가 각각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토트넘 홋스퍼에 입단하며 시작된 한국인 프리미어리거의 21년 역사가 끊기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 20여 년간 한국 축구는 프리미어리그라는 세계 최고의 무대를 통해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어 왔다. 손흥민을 비롯한 수많은 선수가 EPL에서 활약하며 한국 축구의 위상을 높였으나 현재는 세대교체와 유럽 진출 속도의 둔화로 인해 위기론이 대두되고 있다. 황희찬의 거취는 단순히 개인의 문제를 넘어 한국 축구의 유럽 시장 경쟁력을 상징하는 지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남은 시즌 동안 황희찬이 어떤 활약을 보여주며 이적 시장에서의 가치를 증명할지 전 세계 축구 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