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드라마가 글로벌 시장에서 성행함에 따라 중국 내에서의 상습적인 불법 시청 문제가 심각한 저작권 침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공식 서비스 경로가 원천 차단된 환경에서도 현지 포털과 리뷰 사이트를 중심으로 방대한 규모의 데이터가 축적되며 조직적인 저작물 도용 정황이 포착되었다. 이에 따라 국내 저작권 보호 체계의 강화와 국제적 차원의 실질적인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내외 시청자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MBC 드라마 '21세기 대군부인'이 중국 내 불법 시청자들의 표적이 되며 심각한 저작권 침해 피해를 입고 있다. 해당 작품은 글로벌 스트리밍 서비스인 디즈니플러스(Disney )를 통해 전 세계에 단독 송출되고 있으나, 정식 서비스가 이루어지지 않는 중국 내에서 수만 명의 사용자가 불법적인 경로를 통해 콘텐츠를 소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 중국 최대 리뷰 사이트 내 별점 평가 1만 건 돌파 현황
중국 내 문화 콘텐츠에 대한 대중적 영향력을 가늠할 수 있는 최대 리뷰 사이트 '더우반(豆瓣)'에는 이미 해당 드라마를 전용으로 하는 리뷰 페이지가 개설되었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의 조사에 따르면, 2026년 4월 23일 오전 9시를 기준으로 해당 페이지의 별점 평가는 이미 1만여 건을 넘어섰으며 사용자들이 직접 작성한 상세 리뷰 또한 4천 건 이상 등록된 상태다. 이는 정식 방영 채널이 없는 국가에서 일어난 현상이라고 보기에는 이례적일 정도로 높은 참여 수치이며, 그만큼 불법 유통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음을 시사한다.
더우반의 평점 시스템은 단순한 감상을 넘어 해당 콘텐츠의 중국 내 인기를 상징하는 지표로 활용되기에, 이러한 대규모 참여는 불법 시청이 음성적인 영역을 넘어 대중적인 문화 향유 방식으로 고착화되었음을 보여준다. 특히 사용자들이 리뷰를 남기며 작품의 세부 줄거리나 연출력을 논하는 행위는 이들이 이미 전 회차를 불법적으로 시청했음을 방증하는 근거가 되고 있다.
▲ 디즈니플러스 공식 미제공 국가에서의 불법 경로 확산 구조
가장 심각한 문제는 중국 최대 포털 사이트인 바이두(Baidu)를 통해 불법 시청 사이트가 여과 없이 노출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바이두에서 해당 작품의 제목을 검색할 경우, 별도의 복잡한 인증 절차 없이도 고화질 영상을 무료로 시청할 수 있는 링크들이 상단에 배치되어 있다. 이는 중국 당국이 저작권 보호를 위한 필터링 시스템을 제대로 가동하지 않거나, 자국 내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의 운영을 사실상 방관하고 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현재 디즈니플러스는 중국 본토 내에서 공식적인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중국 사용자들이 해당 드라마를 시청하기 위해서는 가상사설망(VPN)을 이용해 타국 계정에 접속하거나, 불법 복제 영상이 업로드된 사설 사이트를 이용해야만 한다. 그러나 현재 나타나는 양상은 소수의 마니아층이 우회 접속을 하는 수준을 넘어, 대형 포털의 검색 결과와 불법 스트리밍 앱을 통해 전 국민적인 '도둑 시청'이 일상화된 단계에 진입한 것으로 분석된다.
▲ K-콘텐츠 지식재산권 보호를 위한 국가적 대응 과제
서경덕 교수는 이러한 현상에 대해 중국 내 콘텐츠 불법 시청이 일종의 문화적 불감증 단계에 이르렀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타국의 소중한 저작권을 침해하면서도 이에 대한 부끄러움을 느끼지 못하는 행태가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더 글로리', '오징어 게임' 등 과거 화제작들이 겪었던 불법 유통의 전철을 '21세기 대군부인'이 그대로 밟고 있다는 점은 중국 당국의 단속 의지에 의구심을 갖게 하는 요소다.
K-콘텐츠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민간 차원의 문제 제기를 넘어 범정부적인 대응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저작권보호원 등 유관 기관은 중국 당국과의 고위급 회담이나 국제 지식재산권 협의체 등을 통해 보다 강력한 단속과 처벌을 요구해야 한다. 또한 기술적으로는 불법 유통 사이트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차단할 수 있는 AI 기반의 저작권 보호 시스템을 더욱 정교화하여 경제적 손실을 최소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중국 당국 역시 글로벌 문화 강국을 지향한다면 자국민의 불법 행위에 대해 방관하기보다 적극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저작권 보호법을 엄격히 적용하는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할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