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5.27 (수)

정상헌, 그는 왜 농구천재에서 살인범으로 전락했나

이상호 기자 기자
정상헌

 

대법원이 처형을 살해하고 시신을 암매장한 정상헌(32)의 혐의를 인정해 징역 20년형을 확정했다.

아마추어 시절 코트 위를 가르던 '농구천재'는 이제 살인범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21일 대법원 2부(주심 신영철 대법관)는 처형을 목 졸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살인 및 사체은닉 등)로 기소된 정상헌에 대한 상고심에서 징역 20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전했다.

정상헌은 지난해 6월 26일 오전 경기도 화성시에 위치한 처가에서 아내의 쌍둥이 언니 최모씨와 말다툼을 벌이다가 목 졸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어 최 씨의 사체를 사건현장에서 9km 가량 떨어진 오산시 가장동 야산에 암매장 한 혐의도 받았다.

 

정상헌은 한때 '농구천재'란 칭호에 걸맞던 최고의 유망주였다. 그는 경복고 재학시절 휘문고 방성윤(32)과 함께 고교랭킹 1~2위에 랭크됐다. 194cm의 장신에 스피드, 뛰어난 패스 능력을 갖춰 "허재를 뛰어넘을 재목"이라는 평까지 받을 정도였다.

고교시절에는 2000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국제농구연맹(FIBA) 18세 이하(U-18) 아시아선수권 대회에서 중국을 누르고 우승의 영예를 안았다. 당시 대회 MVP는 방성윤에게 돌아갔으나, 개인기만 놓고 보면 정상헌이 더 뛰어나다는 평가도 있었다.

승승장구하던 그의 농구인생은 대학입학을 기점으로 내리막길에 접어들기 시작했다. 치열한 스카우트 전쟁 속에서 고려대에 들어갔지만, 단체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수차례 무단이탈을 반복하다 3학년 때 스스로 학교를 떠났다. 이후 2005년 KBL 드래프트에 참가해 1라운드 8순위로 대구 오리온스(현 고양 오리온스)에 부름을 받게 된다. 후배의 재능을 아깝게 본 김진 감독의 파격적인 제안이었다.

그러나 또 다시 단체생활에 적응하지 못했고, 발목부상을 이유로 팀에서 이탈 후 잠적하는 등 사건이 잦았던 그는 결국 오리온스로부터 임의탈퇴 처분을 받았다. 팬들은 급격히 불어났던 정상헌의 몸이 오리온스 입단 후 홀쭉해진 것을 보고 "다이어트를 위해 프로에 온 선수"라고 비꼬기도 했다.

이후 정상헌은 2006년 6월 모비스의 성준모(36, 울산 모비스 코치)와 트레이드돼 다시 한 번 기회를 잡았다. 그러다 2007년 5월 결혼식을 올리고 같은 달 14일 상무에 입대했다. 2009년 상무 제대 후 재기를 노렸지만 다시 임의탈퇴가 되면서 은퇴를 선언했다.

은퇴 후 정상헌은 아내와 처가가 있는 화성에서 머물며 폐차 관련 일을 했다. 그는 결혼 후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으며 처형으로부터 무시를 당해왔다고 한다. 이로 인해 불만이 쌓여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한 때 한국 농구의 기대주로 거론되던 정상헌이지만 단체생활에 적응하지 못한 채 팬들의 뇌리에서 사라진 '농구 천재'의 현실은 참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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