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두산 베어스가 베테랑 외야수 손아섭을 이적 첫날부터 2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시킨다. 손아섭은 팀에 보답하고 '허슬두' 정신을 계승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김원형 감독은 그의 타격 재능과 리더십에 기대를 걸고 있다.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로 이적한 베테랑 외야수 손아섭이 이적 첫날인 4월 14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리는 SSG 랜더스와의 경기에 2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한다. 전날까지 한화 이글스 소속이었던 손아섭은 이적 소식을 접한 후 곧바로 팀 합류 절차를 밟았다.
▲ 손아섭, 두산 이적 후 첫 등판
손아섭은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아침에 평소와 같이 사우나를 가는 길에 연락받았다. 부랴부랴 차를 돌려서 짐을 싸고 급하게 올라왔다"며 이적 과정을 설명했다. 그는 "운전하면서 어떻게 두산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보여줄 수 있을까 계속 생각했다. 어떻게 하면 두산이라는 팀에 도움이 될 수 있을까, 제가 힘든 상황일 때 손을 잡아준 구단에 어떻게 하면 보답할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손아섭은 두산이 자신에게 바라는 역할, 특히 '허슬' 정신과 젊은 선수들을 이끄는 더그아웃 리더로서의 비중을 높이고 싶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지난 시즌 도중 NC 다이노스에서 한화로 이적했던 손아섭은 이번 시즌 개막전 대타로 한 차례 출전한 뒤 퓨처스(2군) 리그로 내려갔다. 퓨처스 리그에서는 3경기에 출전해 타율 0.375(8타수 3안타)를 기록했으나, 출전 기회가 많지 않았던 상황에 대해 그는 "한화만의 시스템이 있는 것이라 선수는 왈가왈부할 수 없다. 한화가 2군에 외야수가 많다. 그러다 보니까 나눠서 뛰게 돼 제가 계속 뛸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오랜만에 실전 경기에 나서는 것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변명은 필요 없다. 오늘 최대한 출루할 수 있게, 데드볼이 오면 맞고라도 출루해, 중심 타선에 찬스를 만들어 줄 수 있는 그런 역할을 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 김원형 감독, 손아섭 기용 배경 설명
김원형 두산 감독은 손아섭의 합류로 미진했던 팀의 타격 부분이 향상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수석 코치 시절 손아섭과 함께했던 김 감독은 "구단과 타격에서 조금 문제가 있다는 얘기가 오갔는데, 구단이 빠르게 움직여 줬다. 타격에 큰 재능이 있는 선수가 왔다. 손아섭의 나이는 활력소가 아니지만 분위기를 잘 이끌어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퓨처스 리그에서도 출전 기회를 충분히 받지 못했던 손아섭을 과감하게 선발 명단에 올린 이유에 대해 김 감독은 "오늘 아니어도 내일이나 모레 분명히 나갈 거라고 생각하는데, 그럴 거면 빨리 경기 나가서 선수들하고 호흡하고 또 경기 중에서 자기 것을 찾는 게 좋다고 판단해 오늘 바로 선발로 냈다"고 설명했다. 또한, "2번 타자로 많이 나갔던 터라 본인도 편안한 타순이지 않을까 해서 2번으로 집어넣었다. (손아섭이) 부담스러울까 봐 6번, 7번 타자로도 생각했지만 이진영 타격 코치가 손아섭의 커리어가 오래됐기 때문에 큰 부담은 없을 것이라고 얘기해 상의해서 넣었다"고 덧붙였다. 김 감독은 손아섭의 신체 상태를 고려해 수비 출전 가능성도 열어두었다.
▲ 새로운 등번호 8번, 의미와 각오
2007년 데뷔 이후 줄곧 등번호 31번을 달았던 손아섭의 새로운 등번호는 8번이다. 이 번호는 한화 시절 친한 후배였던 노시환과 같은 번호다. 손아섭은 "지금 번호가 다 정해져 있어서 한정적이었다. 노시환에게 전화로 '시환아 너와 함께 한다라는 마음을 갖고 8번을 달았다'고 말했더니 '8번이 오뚝이 정신'이라고 말하더라. 그래서 '내가 없어도 우리 같이 8번 달고 다시 일어서자'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는 노시환과의 친분을 언급하며 "요새 통화할 때 기가 죽어 있더라. 당연히 야구하다 보면 힘든 시간은 누구나 온다. 저 역시도 지금 힘든 시간을 겪고 있지만 (노시환은) 우리나라 최고의 3루수이기 때문에 걱정 안 한다"고 격려했다.
또한, '절친'으로 알려진 LG 트윈스의 우완 임찬규에게도 농담 섞인 메시지를 전했다. 손아섭은 "바빠서 임찬규 전화를 못 받았다. 놀리려고 전화한 것 같은데, 제가 지금 임찬규를 신경 쓸 처지가 아닌 것 같다. 임찬규에게 이제 잠실의 주인공이 누군지 정확하게 가르쳐 줘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곧 서울로 이사할 예정임을 밝히며, "팬들이 섭섭해할까 봐 대놓고 말을 못 했다. 사나이는 태어나면 한양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그것을 표현할 수가 없었다. 부산은 제게 최고의 도시지만 사는 건 또 다른 문제다. 제가 서울에 잘 적응해 임찬규에게 저도 서울에서 인사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한편, 손아섭과 트레이드돼 한화 이글스 유니폼을 입게 된 이교훈에 대해 김 감독은 "이교훈에게 잘 됐다. 이교훈이 이번 시즌 해줘야 한다는 생각으로 캠프 때 신경을 많이 썼는데 시범 경기 때 좋지 않은 부분이 있어서 2군에서 시작했다. 이교훈이 두산에 애정을 갖고 있었는데 여기서는 꽃을 못 피웠지만 거기 가서 잘하기를 응원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