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프로축구팀 트락토르 SC가 중동 정세 불안 속에서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리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16강전에 참가했다. 이란 정부는 지난달 적대국에서 열리는 스포츠 행사 참가를 금지했으나, 트락토르 SC는 우회로를 통해 사우디에 입국했다.
이란 프로축구팀 트락토르 SC가 지난달 이란 정부의 적대국 스포츠 행사 참가 금지령에도 불구하고 사우디아라비아에서 2025-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16강 경기를 치르기 위해 현지에 도착했다. 이는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 스포츠계의 정치적 함의를 드러내는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트락토르 SC는 15일(이하 한국시간) 오후 11시 45분 사우디 제다의 프린스 압둘라 알 파이살 스포츠 시티 스타디움에서 아랍에미리트(UAE)의 샤바브 알아흘리와 단판 승부로 맞붙는다.
▲ 적대국 참가 금지령 속 사우디 입국 과정
원래 이 경기는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치러질 예정이었으나, 지난 2월 말 이란발 공습으로 촉발된 중동 정세 불안으로 인해 AFC가 서아시아 지역 클럽 대항전 일정을 연기한 바 있다. 이후 AFC는 연기된 경기들을 중립 지역에서 단판 승부로 진행하기로 결정했으며, ACLE는 16강부터 결승까지의 전 경기를 4월 13일부터 사우디 제다에서 개최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란 정부는 지난달 27일 성명을 통해 "적대국으로 간주하거나 이란 선수 및 팀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는 국가에 대표팀, 클럽팀이 방문하는 것을 추후 통지가 있을 때까지 금지한다"고 발표하며 트락토르 SC의 ACLE 참가에 제동을 걸었다. 성명에는 특히 트락토르 SC가 출전하는 ACLE 경기가 직접적으로 언급되었다. 사우디는 미국의 동맹국으로, 이번 전쟁 발발 이후 이란이 사우디에 대한 보복 공격을 가하기도 한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회 참가가 불투명했던 트락토르 SC 선수단은 결국 사우디 땅을 밟았다.
사우디 입국까지의 여정은 순탄치 않았다. AP 통신에 따르면, 트락토르 SC 선수단은 연고지인 이란 북서부 타브리즈에서 육로로 튀르키예 이스탄불까지 이동한 뒤, 그곳에서 비행기를 이용해 사우디로 향하는 우회 경로를 택했다. 이는 이란 정부의 금지령을 준수하면서도 경기에 참가하려는 복합적인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트락토르 SC는 현재 전쟁으로 인해 이란 리그가 중단된 상태여서 지난 2월 28일 이후 공식 경기를 치르지 못했다. 무함마드 라비에이 트락토르 감독은 경기 전 기자회견에서 "이번 경기를 앞둔 우리 상황은 복잡하며, 우리에게는 어려운 경기가 될 것"이라고 언급하며 선수단의 어려운 환경을 토로했다. 그는 또한 "이번 경기에서 승리하고 결승에 진출하는 것이 우리 목표"라며 "최근 우리가 직면한 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모두가 우리의 높은 수준을 보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ACLE 16강전 및 향후 전망
트락토르 SC의 이번 사우디 입국 및 ACLE 16강전 참가 결정은 중동 지역의 정치적 갈등이 스포츠 이벤트에 미치는 영향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다. 이란 정부의 참가 금지령은 국내 정치적 상황을 반영하는 동시에, 자국 팀의 안전과 관련된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그러나 트락토르 SC가 결국 경기에 참가하게 된 배경에는 AFC의 대회 운영 방침, 팀 자체의 경기 참가 의지, 그리고 사우디 입국을 위한 현실적인 방안 모색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와는 별개로 이란 축구대표팀은 오는 6월부터 캐나다, 멕시코와 함께 미국이 공동 개최하는 2026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본선 참가 여부도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란은 북중미 월드컵에서 벨기에, 이집트, 뉴질랜드와 함께 G조에 속해 있으며, 모든 조별리그 경기를 미국에서 치르게 되어 있다. 이러한 상황은 이란 스포츠계가 현재 직면한 정치적, 외교적 복잡성을 시사한다. 트락토르 SC의 ACLE 16강전 결과와 더불어, 이란 축구대표팀의 월드컵 참가 여부도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