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과 권순우가 광주오픈 남자 단식에서 나란히 승리를 거두며 한국 테니스의 자존심을 지켰다. 이번 동반 16강 진출은 최근 국내에서 열린 국제 대회에서 부진했던 한국 선수들의 성적을 반전시키는 유의미한 결과로 평가받는다. 투어 복귀를 위한 중요한 교두보를 마련한 두 선수의 경기력 회복은 향후 한국 테니스의 랭킹 포인트 확보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광주 진월국제테니스장에서 개최된 남자프로테니스(ATP) 챌린저 투어 2026 광주오픈에서 한국 테니스의 간판 정현(644위·김포시청)이 대만의 제이슨 정(1천56위)을 상대로 압도적인 경기력을 선보였다. 정현은 남자 단식 1회전(32강)에서 세트 스코어 2-0(6-3 6-4)으로 승리하며 16강 진출을 확정 지었다. 이번 승리는 단순한 1회전 통과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지난주 열린 부산오픈에서 한국 선수 11명이 전원 탈락하는 유례없는 부진을 겪은 상황에서, 정현이 국내 개최 챌린저 대회에서 한국 선수 중 처음으로 승전고를 울렸기 때문이다.
▲ 정현의 부활 신호탄과 투어급 경기 감각 회복
정현은 경기 초반부터 강력한 스트로크를 바탕으로 제이슨 정을 압박했다. 첫 세트에서 상대의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하며 기세를 잡은 정현은 안정적인 경기 운영으로 점수 차를 유지했다. 특히 서브의 정확도와 네트 대시 상황에서의 판단력이 돋보였다. 6-3으로 첫 세트를 가져온 정현은 두 번째 세트에서도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제이슨 정의 끈질긴 추격이 있었으나, 정현은 자신의 서비스 게임을 견고하게 지켜내며 6-4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이번 경기 결과로 정현은 16강에서 클레망 시데크(179위·프랑스)와 맞붙게 되었으며, 상위 랭커를 상대로 자신의 기량을 다시 한번 검증할 기회를 얻었다.
권순우(350위·국군체육부대) 역시 같은 날 펼쳐진 1회전에서 독일의 다니엘 마수르(371위)를 2-0(6-2 7-6<7-5>)으로 제압하며 16강 대열에 합류했다. 권순우는 첫 세트에서 마수르의 서브를 완벽하게 공략하며 6-2로 가볍게 승리했다. 특유의 빠른 발과 공격적인 포핸드가 빛을 발한 순간이었다. 그러나 두 번째 세트에서는 마수르의 강서브와 변칙적인 슬라이스에 고전하며 승부가 타이브레이크까지 이어졌다.
▲ 권순우의 위기 관리 능력과 챌린저 투어 경쟁력
타이브레이크 상황에서 권순우의 베테랑다운 면모가 드러났다. 권순우는 5-5 동점 상황에서 집중력을 발휘해 연속 2득점에 성공하며 치열했던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끈질긴 수비력과 결정적인 순간에 터진 위닝샷은 권순우가 여전히 국제 무대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음을 증명했다. 권순우는 16강에서 러시아의 일리야 시마킨(227위)과 8강 진출권을 놓고 다투게 된다. 시마킨은 최근 챌린저 무대에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는 신예인 만큼, 권순우에게는 체력 안배와 전술적 유연성이 승부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광주오픈의 총상금은 10만 7천 달러 규모로, 포인트 방어와 랭킹 상승이 절실한 선수들에게는 매우 중요한 무대다. 한국 테니스는 최근 세대교체 과정에서 부침을 겪어왔다. 특히 부산오픈에서 예선과 본선에 출전한 11명의 선수가 모두 1회전에서 고배를 마시며 국내 팬들에게 큰 아쉬움을 남겼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정현과 권순우의 동반 16강 진출은 한국 테니스의 침체된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촉매제 역할을 하고 있다.
▲ 한국 테니스 침체기 돌파를 위한 동반 도약의 의미
데이터 측면에서 분석할 때, 두 선수의 승리는 국내 코트 적응력과 심리적 안정감이 주요 승인으로 분석된다. 광주 진월국제테니스장의 코트 표면 특성을 잘 이해하고 있는 두 선수는 상대적으로 적응에 시간이 필요한 외국 선수들을 상대로 초반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또한, 투어 복귀를 위해 랭킹 포인트를 쌓아야 하는 절박함이 경기 집중력으로 이어졌다. 이번 대회를 기점으로 정현과 권순우가 상위 라운드에 진출할 경우, 연말 랭킹 산정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하반기 메이저 대회 예선 출전권 확보에도 청신호가 켜질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정현과 권순우의 다음 경기 결과가 향후 한국 남자 테니스의 흐름을 결정지을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16강 상대들이 모두 100위권과 200위권의 실력자들이기 때문에, 두 선수가 이 고비를 넘긴다면 8강 이상의 성적도 충분히 기대해 볼 수 있다. 한국 테니스의 두 기둥이 광주오픈에서 보여준 저력이 국내 테니스 저변 확대와 후배 선수들에게 주는 긍정적인 메시지는 수치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 팬들의 기대 속에 16강전은 오는 22일부터 차례로 진행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