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6월, 인공지능이 삶 깊숙이 파고든 시대. 만약 사랑하는 이를 기술로 되살릴 수 있다면, 우리는 과연 위로받을 수 있을까?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신작 '상자 속의 양'이 오는 10일 개봉하며 이 질문을 던진다.
영화 '상자 속의 양'은 2년 전 사랑하는 아들 키케루를 잃고 깊은 상실감에 빠진 오토네(아야세 하루카)와 켄스케(다이고) 부부의 이야기를 그린다. 아들의 흔적에 집착하며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던 오토네는 우연히 죽은 사람을 재현하는 휴머노이드 서비스 '리버스'를 알게 된다. 반신반의하던 오토네는 결국 '리버스'를 신청하고, 죽은 아들 키케루와 꼭 닮은 휴머노이드를 가족으로 맞이하며 충격적인 전개를 시작한다.
사랑스러운 아들의 모습을 한 휴머노이드가 주는 안도감과 위안은 부부의 삶에 다시 온기를 불어넣는 듯 보인다. 하지만 완벽하게 복제된 모습에도 불구하고, 진짜 아들이 아니라는 데서 오는 미묘한 위화감과 혼란은 부부와 오토네의 동생, 엄마 등 주변 인물들의 반응을 통해 다층적으로 묘사된다.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채울 수 없는 인간 감정의 빈자리를 섬세하게 파고드는 지점이다.
영화는 휴머노이드가 완벽한 아들의 대체재가 될 수 없다는 기술의 한계를 지적하며,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 속 '상자 속의 양' 비유를 통해 「보이지 않는 것을 상상하는 힘」이 인간다움일 수 있다는 주제 의식을 선명하게 부각한다. 죽은 사람을 '재현'하는 기술이 과연 상실의 해답이 될 수 있을지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며 관객들의 깊은 사유를 유도한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환상의 빛'(1995), '걸어도 걸어도'(2008) 등 이전 작품들에서도 상실을 겪은 후에도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꾸준히 천착해왔다. 그는 이번 영화를 통해 AI 기술이 발전하는 시대에 「죽은 사람을 되살리는 AI가 괜찮은지」, 「인간성에 대한 질문을 던져야 한다」고 말한다. AI가 상실에 대한 '만능 대책'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은 2026년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상자 속의 양'(127분, 12세 이상 관람가)은 단순히 기술적 진보를 넘어 상실의 본질과 인간다움을 성찰하게 하는 강력한 메시지를 던진다. 비록 각 주제가 산발적이라는 아쉬움도 남기지만, 이 영화는 오는 10일 개봉과 함께 관객들이 자신만의 '상자 속의 양'을 상상하며 진정한 위로와 인간적 가치를 찾아볼 계기를 제공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