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계를 뒤흔들었던 '사석 파동'의 아픔을 딛고 2년 만에 완전체로 돌아온 제31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이 9일 전라북도 전주에서 마침내 막을 올린다. 총 24명의 최정예 프로기사들이 우승 상금 3억원을 놓고 펼쳐질 이번 대회가 바둑계에 새로운 드라마를 선사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건의 발단은 2024년 제29회 대회 결승전이었다. 중국의 커제 9단이 '사석 관리' 규정 위반으로 반칙패를 당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고, 중국 바둑계는 이에 강력하게 반발했다. 결국 2025년 제30회 대회는 중국 기사들의 불참 속에 '반쪽 대회'로 진행되며 바둑 팬들에게 큰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한국기원은 이대로 좌절하지 않았다. 당시 논란이 되었던 사석 관련 규정을 과감히 폐지하고, 중국 측을 끈질기게 설득하는 노력을 펼쳐왔다. 그 결과 양국 바둑계의 깊은 골은 메워졌고, 이번 31회 대회를 통해 마침내 중국 기사들이 전격 복귀하며 진정한 국제대회의 위용을 되찾았다.
오랜 갈등을 딛고 새롭게 시작하는 이번 대회에는 한국 13명, 중국 6명, 일본 4명, 대만 1명 등 총 24명의 최정예 프로기사들이 총출동한다. 한국 대표팀은 전기 우승자 신민준 9단을 필두로 '바둑 황제' 신진서 9단, 박정환 9단, 변상일 9단 등 쟁쟁한 스타들이 나선다. 특히 13년 만에 LG배 본선 무대로 돌아온 목진석 9단은 '국가대표 감독의 귀환'으로 뜨거운 관심을 모으며 개인적인 드라마를 예고한다. 여기에 한국 여자 랭킹 1위 김은지 9단이 와일드카드로 유일한 홍일점으로 합류, 전 세계 바둑 팬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중국에서는 딩하오 9단, 왕싱하오 9단, 리웨이칭 9단, 리쉬안하오 9단, 구쯔하오 9단, 양카이원 9단이 출격하며, 일본은 전기 준우승자 이치리키 료 9단과 시바노 도라마루 9단, 이야마 유타 9단, 후쿠오카 고타로 7단이, 대만은 라이쥔푸 9단이 도전장을 내민다.
우승 상금 3억원, 준우승 상금 1억원을 놓고 펼쳐질 이번 LG배는 9일 24강전으로 포문을 열며, 10일 16강, 11일 8강, 12일 4강이 진행된다. 대망의 결승 3번기는 14일부터 16일까지 이어진다. 31년 역사를 자랑하는 LG배는 그동안 한국이 15회 우승으로 압도적인 강세를 보여왔다. 중국이 12회, 일본이 2회, 대만이 1회 우승을 기록했다. 과연 올해는 누가 LG배의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번 31회 LG배는 단순한 바둑 대회를 넘어, 과거의 갈등을 극복하고 바둑계의 진정한 화합을 상징하는 대회로 기억될 것이다. 최정예 기사들이 전라북도 전주에서 펼쳐낼 명승부를 통해 팬들에게 진정한 감동을 선사하고, LG배 31년 역사에 새로운 빛나는 페이지를 장식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스포츠 정신과 국제 교류의 중요성을 다시금 일깨우는 계기가 될 이번 대회의 열전을 주목하자.



